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최근 대선과 관련해 “불펜투수로 몸을 풀고 있다거나 문재인 대표의 보완재가 아니다”라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그는 “나 또한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자로서 포부와 비전을 갖고 있으니 그것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충남도 제공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환경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또 장기적으로는 석탄 화력발전에 기반을 둔 우리 전력 공급과 소비 체계를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단연 주목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52)는 “현재 전국에 있는 53개 석탄 화력발전소 가운데 26개가 저희 충남에 있고, 그래서 미세먼지를 비롯한 주민들의 피해나 고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선 6기 전반기를 점검하는 동아일보-채널A 공동 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에서 안 지사는 미세먼지와 3농 혁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대선 등 지역 및 국정 현안에 대한 소신을 열정적으로 피력했다.
―충남의 미세먼지가 심각한데….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리 상공의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는 충남이 심각하지만, 더불어 수도권 등 전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아주 큰 위험요소로 지목받았다. 우리가 현재와 같이 석탄 화력발전소에 기초를 둔 이 값싼 소비 체계를 지속한다면, 기후변화를 맞고 있는 지구 환경을 지키는 국제사회의 의무를 다할 수가 없고 국민의 건강도 지킬 수 없다. 서해안을 오염시키면서 생산된 전기의 60%가 수도권으로 가고 이 과정에서 송전탑 문제도 야기되고 있다. 발전소에서 멀수록 송배전 비용을 감안해 전기요금을 더 내는 선진국의 전기요금 거리병산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요금 거리병산제는 환경오염 등 불이익이 따르는 발전소 인근 가정에는 깎아주고 발전소에서 멀리 떨어진 가정에는 비싸게 받는 제도로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게 안 지사의 입장이다. ―3농(농어촌·농어업·농어민) 혁신은 대표 정책인데 성과 논란이 있다.
“2010년 초임 때 3농 혁신, 행정혁신, 자치분권 등 3가지 도정 목표를 세웠다. 3농 혁신은 6년 정도 하다 보니 성과가 뭐냐고 걱정하고 비판하시는 분들이 있다. 거꾸로 그분들께 ‘농어업 정책 하지 말자는 거 아니죠?’라고 묻고 ‘더 고쳐서 잘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대통령도 시정연설에서 농업 얘기를 안 한다. 그래서 3농 혁신으로 농업을 응원하자는 것이다.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의미 있는 일은 해야 한다. 농업은 공장처럼 24시간 돌려 갑자기 생산성을 높일 수 없다.” ―충남도의 연안 하구 생태복원사업, 박근혜 대통령도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
“충남에만 371개의 하굿둑이 있다. 농업시대에 여러 가지 이유로 둑을 막아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안쪽 물은 썩어 정화비용이 들고, 바깥쪽에서는 육지의 영양분이 막히면서 고기가 사라져 치어 방류와 인공어초 조성에 돈을 쓴다. 20세기 개발전략은 이처럼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둑을 개방하기 위해 2013년 전수조사를 했고 지난해 2곳을 우선 선정해 정부에 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사드 문제는 어떻게 보나.
“이 문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이 어떨지 훤히 보이지 않나. 그렇다면 나의 입장도 분명하다. 다만 이 뻔한 주장들을 가지고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지켜낼지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의회 및 정당 지도자들과 숙의해 결정해 달라고 거듭 요청 드린다.” ―세종시로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이전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찬성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같은 주장도 지지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를 이전하자고 했을 때 그냥 했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불펜투수로 몸을 풀고 있다거나 문재인 대표의 보완재가 아니라는 말을 했다.
“문재인, 박원순 두 선배님이 나보다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계시니 먼저 응원하자는 거다. 그러나 나 또한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자로서 포부와 비전을 갖고 있으니 그것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 일어선다는 건가.
“내년 가보겠다. 입학 공고가 나야 원서를 쓸 것 아닌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충청 대망론’을 걸고….
“잘되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로서 국민과 자신의 인생을 위해 어떤 도전 과제를 갖고 풀지 그분의 선택이다. 다만 영남이 뭉치고 호남이 뭉치니 충청도 뭉치자라는 충청 대망론은 따르지 않으려 한다. 김종필, 이회창 총재 등 충청도 선배 정치인들의 좌절과 비애의 역사를 잘 안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
충남 논산 출신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를 졸업했다. 1989년 정치권에 들어섰고 1994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정치인 노무현을 만났다. 2001년 대선후보 경선캠프 사무국장, 2002년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정무팀장을 맡아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뒤 2014년 연임에 성공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는 19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경제 골든타임’에서도 방송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