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靑 핵심’ 최경환-우병우 흔들… 조기 레임덕 현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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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우병우 해임하고 조사해야” 與 일각 “우병우 사퇴해야 靑 짐 덜어”
靑은 “정치 공세”… 정면돌파 기류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야권은 19일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여권 일각에서도 우 수석 거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새누리당 최경환 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공천 개입 의혹까지 겹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일부 언론에서 우 수석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변론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우 수석은 “100% 허위 보도다. 정 전 대표를 알지도 못한다”며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야권은 우 수석을 둘러싼 논란에 공세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우 수석이 현직에 있으면 조사하기 어렵다. 즉각 민정수석을 해임하고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박 대통령은 우 수석을 즉각 사퇴시키고 전면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 수석 관련 (의혹에 대해)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에게 신속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우 수석으로서는 억울하더라도 현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의혹의 진위를 가리는 것이 박 대통령의 짐을 덜어 주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일정 없이 관저에 머물며 정국 운영 방안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일단 ‘정면 돌파’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청와대는 야당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발한 데 이어 우 수석의 해임과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한 건 “정치 공세”라며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보·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정치 공세나 국정 흔들기는 자제해야 한다”며 “근거 없이 의혹을 부풀리는 것은 무책임하고 국민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 윤 의원과 현 전 수석이 4·13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통령의 뜻”이라며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종용한 녹취 파일까지 공개되면서 청와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당청(黨靑)의 핵심부가 흔들리면서 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당청의 중심이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박근혜 정부를 지탱하는 축이 돼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레임덕을 부추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할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개각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오히려 정국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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