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대학동기가 수사지휘… 제대로 파헤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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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의혹’ 파문]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에 배당… 기업자금비리 특수통 검사 투입
“어떤 결과든 뒷말 나올것” 지적

검찰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사법연수원 19기)의 처가 부동산 매매 의혹 사건을 기업자금비리 공인 전문검사에게 맡기며 21일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하지만 검찰이 우 수석을 정조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우 수석이 자리를 내놓지 않는 이상 수사 결과가 어떻든 개운치 않은 뒷말이 나올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우 수석이 최근 서울 강남 부동산 매매 의혹과 관련해 종합일간지 두 곳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우 수석 등을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조사1부에 일괄 배당했다. 당초 검찰은 우 수석의 고소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지만 시민단체의 고발이 들어오자 사건을 조사1부로 옮겼다.

검찰은 이 사건을 이례적으로 부장검사에게 직접 맡기며 의혹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주임검사인 이진동 조사1부장(사법연수원 28기)은 대검찰청이 지난달 기업자금비리 공인 전문검사로 인증한 특수통이다. 그는 과거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 평검사로 ‘황우석 서울대 교수 논문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에 참여했고,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에서는 부부장 직위로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금품 로비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자타가 능력을 인정하는 검사라 해도 ‘식구’이자 ‘살아 있는 핵심 권력’인 우 수석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은 여전하다. 우 수석은 이미 “검찰이 부르면 가겠지만 ‘아니다’ ‘모른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사법연수원 21기)은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학 후배(서울대 법대)인 진경준 검사장(구속)을 수사한 데 이어 대학 동기인 우 수석까지 수사하게 된 얄궂은 운명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우병우#대학동기#수사#서울중앙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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