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당 간부들을 위해 중국으로부터 곰쓸개를 활발하게 수입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북·중 국경 지역 사정에 밝은 탈북자 정모 씨는 26일 RFA와 인터뷰에서 “중국산 곰쓸개와 사향이 주로 러시아 국경과 접하고 있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쑤이펀허(綏芬河)라는 도시에서 거래돼 북한으로 들어간다”며 “대북제재가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중국 세관 당국의 검사·검열은 있으나 마나”라고 말했다.
RFA에 따르면, 쑤이펀허는 과거 북한이 러시아산 무기를 사들이던 암시장이 있던 곳이다. 북한 상인들은 이곳에서 한 번에 많게는 수백 킬로그램의 곰쓸개와 사향을 사서 북한으로 들어간다고 정 씨는 설명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명약으로 알려진 곰쓸개는 간(肝) 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 특히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북한 당 간부나 돈 많은 부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북한에도 곰의 쓸개즙 채취를 위한 사육장이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사라졌다며, 중국으로부터 겉보기엔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정착한 또 다른 탈북자 김모 씨 역시 RFA에 “산림훼손 등으로 북한에서 곰들이 점차 사라지자 상당량의 곰쓸개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한다”며 “러시아에 파견됐던 노동자들이 귀국하면서 곰쓸개를 가지고 들어와 당 간부들에게 바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북한 내에서 어쩌다 곰을 잡더라도 곰쓸개나 곰 발바닥을 간부에게 갖다 바치지 않으면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FA는 중국의 한 인터넷 매체를 인용, 북한이 1983년 살아있는 곰의 쓸개에서 쓸개즙을 뽑아내는 기술을 중국에 전수했으며 이듬해 중국 최초의 쓸개즙 채취를 위한 곰 농장이 중국에서 문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곰쓸개 채취농장 68곳에서 살아있는 곰 2만여 마리로부터 쓸개즙을 뽑아내고 있다고 RFA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지난 25일 동물보호 차원에서 2020년까지 소규모 곰 농장을 우선 폐쇄하고, 2035년까지는 모든 곰 쓸개즙 농장을 없애겠다는 자체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