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닷새 간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울산을 ‘깜짝 방문’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침체된 울산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이 지역의 대표적인 휴양지를 찾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에 도착하자마자 태화강 십리대숲으로 향했다. 십리대숲은 강변을 따라 10리 넘게(총 4.3km) 대나무가 늘어선 명소. 이달 초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도 내수를 살릴 좋은 방안”이라며 여름 휴가지로 추천한 곳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1.2㎞를 해설사와 함께 한 시간가량 걸으며 감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알려진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을 찾았다. 대왕암공원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도 가깝다. 박 대통령은 이 곳에서 해안 기암절벽을 바라보며 “울산에 이런 좋은 경관이 있는데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좋은 자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점심에는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 들러 먹자골목의 한 식당에서 돼지국밥을 먹었다. 이 자리에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정갑윤 의원 등 울산 지역 새누리당 의원 4명도 함께 했다. 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울산에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오늘 방문을 계기로 울산 경제가 조금이라도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휴가 행보’인 만큼 흰 남방과 검은 치마 차림에 작은 크로스백을 둘러맨 일상복 차림이었다. 대왕암공원에서는 선글라스를 쓰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휴가 기간 외부를 찾은 것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여름 1박2일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머문 이후 3년 만이다. 2014, 2015년에는 관저에서 휴가를 보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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