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패권 깨자더니… 비박 “단일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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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김용태 오늘 단일후보 결정… 일단 빠진 주호영 “가능성 열려”
이주영 “계파 투우장 만들려 해” 일각 “친박도 표 몰아주기 할것”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서는 비박(비박근혜)계 정병국(5선) 김용태 의원(3선)이 28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서다. 같은 비박계 당권 주자인 주호영 의원(4선)은 후보 단일화에 불참했다. 하지만 주 의원은 “(전대가) 계파 구도 대결로 가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전대 레이스 과정에서 ‘2차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비박계가 표 결집에 나서면서 친박(친박근혜)계도 이주영(5선) 이정현 의원(3선) 중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전대도 ‘친박 대 비박’이라는 고질적 계파 대결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당내에선 비박계가 후보 단일화로 계파 대결의 원인 제공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병국 김용태 의원은 이날 정오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시작했다. 질문은 ‘새누리당 대표로 누가 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느냐’다. 2개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29일 정오쯤 발표한다.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의견 70%와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 의견 30%가 반영된다. 당원 투표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적용하는 전대 룰을 감안한 것이다.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를 공식 선언하며 “이번 전대가 새누리당 혁신의 마지막 기회인 만큼 특정 계파 패권주의를 배격하는 개혁 세력의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비박계의 구심점인 김무성 전 대표는 여러 차례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달 중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비박계 당권 주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요청했다. 이어 27일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권성동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김학용 의원 등 비박계 3선 의원들이 중재에 나섰다고 한다.

다만 주호영 의원은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단일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선거운동 중반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비박계에선 주 의원이 자신의 지역 기반인 TK(대구경북) 표를 집중 공략한 뒤 2차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비박계 후보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단일화 이벤트’가 전대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비박계 단일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주영 의원은 “비박계 후보 단일화는 곧 친박계도 후보 단일화를 하도록 만들어 이번 전대를 또다시 계파 패권주의의 이전투구(泥田鬪狗) 장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계속해서 ‘계파의 투우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당원과 국민에 대한 분명한 배신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류병수 기자
#새누리당#8·9전당대회#비박#단일화#정병국#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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