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및 천안함 피격 전사자들의 유품이 전시된 서해수호관에서 근무한 해군 예비역 수병이 자신이 쓴 책을 판매한 수익금을 순직 해군 자녀를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해군은 현희찬 씨(23)가 29일 해군본부를 찾아와 세계 각국의 잠수함을 소개한 책인 ‘바다의 늑대들’ 300부를 판매한 수익금 163만 원을 전달했다고 31일 밝혔다. 성금은 순직한 해군 유자녀를 위한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에 기탁될 예정이다.
해군에 따르면 현 씨는 군 복무 시절 2함대사령부 서해수호관에서 어학병(통역)으로 근무하며 외국인들에게 천안함 피격 사건 등을 소개하는 일을 했는데, 당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선배 장병들의 희생에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3월 천안함 유가족들이 유품을 보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고 이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현 씨는 척추염이 악화돼 지난해 8월 상병으로 의병전역한 뒤 선배 장병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해군 무기 마니아였던 그는 그림을 곁들여 잠수함을 소개하는 책을 만들어 판매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자신의 블로그에 책 제작 및 수익금 사용 계획을 올리자 태국인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등 14명이 현 씨를 돕겠다며 나섰다. 이들은 공동작업 끝에 책 300부를 출간한 뒤 이를 7월 16~17일 판매했다. 다행히 책은 모두 팔렸고, 현 씨는 제작비를 제외하고 남은 163만 원을 미국 유타주립대에 복학하기 위해 출국하기 이틀 전인 29일 모두 기부했다. 현 씨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여러 분들이 무보수로 책 제작에 참여해 모은 성금인 만큼 적은 금액이지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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