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프라 거대시장 필리핀, 철도시설공단에 러브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일 03시 00분


산미겔社와 6조원대 입찰 참여… 신흥국 철도건설 中-日 독점 깰듯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맥주 브랜드로 유명한 산미겔(San Miguel)과 손잡고 필리핀 철도 개발 사업에 나선다. 남미, 인도 진출에 이은 또 다른 해외 진출 성과로 철도 건설 등 관련 업계에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3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철도공단은 필리핀 3대 기업집단 중 하나인 산미겔과 6조 원 규모의 필리핀 철도 사업 2건 입찰에 공동 참여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2개 사업은 경전철 선로 19km와 정거장 7곳을 짓는 ‘LRT-6’ 프로젝트(1조6000억 원 규모)와 653km 길이의 마닐라발(發) 철도노선을 개량·신축하는 국영철도 남부노선 프로젝트(4조3000억 원)이다.

산미겔은 발주처인 필리핀 정부가 풍부한 설계·감리 경험을 입찰조건으로 내걸면서 철도공단을 파트너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 등도 이 사업에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최근 들어 철도 인프라 시장의 금맥으로 꼽히고 있다. 전국적인 철도 건설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철도공단은 최근 남아시아와 남미에서도 수주에 성공하며 활동 폭을 넓혀 왔다. 인도에서는 우타르프라데시 주(州)의 러크나우 메트로공사와 지하철 공사의 사업관리·감리 기술용역 계약(420억 원)을 올해 초 맺었다. 1조 원 규모의 뉴델리역 복합역사 개발사업도 연말에 착수할 예정이다. 파라과이에서는 올 연말 아순시온∼루케 구간의 사업관리자문 용역 계약(120억 원)을 맺을 예정이다.

철도공단은 현재 감리와 사업관리(PM), 역사(驛舍) 개발 등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에서처럼 해외에서 철도 건설 전반에 관여하게 될 경우 철도와 건설 등 국내 산업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환 철도공단 해외사업본부장은 “지금까지는 일본과 중국 기업들이 세계 철도 인프라 시장을 양분해 왔지만, 최근 기술 이전 관련 갈등과 품질 문제 등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는 ‘코리아 컨소시엄’을 이끌고 설계, 시공, 차량, 운영 등이 포함된 대규모 투자개발형 사업을 따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호성 thousand@donga.com·김재영 기자
#필리핀#철도시설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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