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민생투어에 나선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사진)는 전남 보성군 벌교읍 칠동마을 경로당에서 하루를 보낸 2일 오전 근처 비닐하우스에서 고추를 따며 땀을 흘렸다. 러닝셔츠 차림에 주민들과 짱뚱어탕으로 식사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동네 아재(아저씨)’였다.
이어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병 환자 배식봉사를 한 뒤 오후엔 전남 순천시 재래시장에서 주민들과 즉석 좌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표는 “나는 박근혜 대통령 개혁정책에 앞장섰고 공무원연금 개혁도 해냈는데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았다”며 “나보고 답답하다고 하지만 바보 소리를 듣더라도 대통령을 보호했다. 당 대표 임기가 끝나니 ‘세게 좀 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일부 주민이 8·9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을 지지해 달라는 요청에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나를) 엄청 밀어붙일 것”이라며 에둘러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순천만 갈대밭을 둘러본 뒤 송광사에서 하루를 묵었다. 그는 민생투어 일정을 늘려 전당대회 전날인 8일 경남 함양군에서 상경할 예정이다. 전당대회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김 전 대표가 비박(비박근혜)계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의 전남에서 경남으로 이어지는 민생투어를 두고 당 안팎에선 ‘동서화합 이미지’를 부각시킨 뒤 대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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