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이지 않는 ‘사드 보복’
최근 한류 콘텐츠 수입장벽 높여… 黨 기류 살펴 현장서 알아서 조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가 한국 상품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일 KOTRA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문화콘텐츠 주관 부처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달 1일부터 외국 방송의 포맷(구성 형식)을 수입한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 2013∼2015년 수입됐거나 향후 수입할 예정인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21편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이번 규제가 한류 콘텐츠를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연예인의 출연분이 삭제됐다거나 엑소, 빅뱅 등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가 취소됐다는 ‘사드 보복설’도 돌고 있다. 한국 연예인을 중국 방송에 출연시키지 말라는 얘기도 퍼지고 있다. 실체 없는 소문이라는 해명이 나오지만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에서 제품이 많이 팔리는 국내 화장품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드 논란 이후 마스크팩의 중국 수출 길이 막힐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사드 배치 이슈가 거론되고 난 후 산둥(山東) 성 등 일부 지역에서 한국 제품의 반입을 막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한국 마스크팩에 불량품이 많다는 내용의 고발 프로그램을 장시간 방영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산둥 성의 경우 한국으로 가는 관광객이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한국행을 취소하는 사람이 일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체로 보내는 인센티브 관광이 취소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제품을 납품받는 국유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눈치를 보느라 납품 시점을 늦추고 있으며 일부 지방의 대형 유통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우유 등 한국산 제품을 기피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누구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것이 공통점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공산당이 정책 방향을 정하면 알아서 분위기를 파악해 조치를 하는 것이 중국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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