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의 ‘여명거리’ 건설현장 간부들이 공사 실적을 높이기 위해 건설자들에게 공공연하게 마약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건설현장에서 마약과 관련된 비판성 낙서가 무더기로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시 여명거리 건설장에서 정치적 색채가 있는 낙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며 “수사에 착수한 평양시 인민보안부(경찰)가 건설자들에게 모든 낙서행위를 엄벌한다는 경고를 내렸다”고 1일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낙서들은 ‘평양속도’라는 돌격대 구호를 조롱하는 내용으로, 이는 북한 당국이 속도전을 강조하며 무리하게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소식통은 “문제의 낙서는 여러 가지 지저분한 낙서들 속에 섞여 있었는데 ‘돌격대는 마약대’, ‘평양속도는 마약속도’ 등 마약에 관련된 내용”이라면서 “여명거리 건설장에서 공사실적을 높이기 위해 간부들이 건설자들에게 공공연히 마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평양시 인민보안부는 7월 27일 평양 용남산 지구 입구의 기숙사형 주택(원룸) 건설현장에서 이 같은 낙서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즉각 출동, 현장에서 발견된 술병과 담배꽁초들을 회수했다. 또한 해당건물을 맡은 평안북도 여단 돌격대원에게 문제의 낙서를 한 자들의 자수를 받아내라고 독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지난 4월 착공한 여명거리 건설 사업과 관련, 속도전을 강조하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여명거리의 70층짜리 아파트 골조 공사를 74일 만에 완성했다며 “눈부신 기적을 창조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다. 신문은 건설자들이 모의훈련 등을 통해 한 개 층의 골조를 올리는 데 드는 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다시 16시간으로 줄였다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