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4일 ‘광주 군 공항 이전 건의서’를 평가한 결과 ‘적정’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적정’ 판정은 공항 이전 요건을 갖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1964년 건설된 광주 군 공항이 반세기 만에 이전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 현재 광주 군 공항에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이 주둔하고 있다.
국방부는 외부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3, 4일 광주시가 제출한 이전 건의서를 평가한 결과 총점 1000점 만점에 800점(적정 기준치) 이상을 얻었다고 전했다. 최종 점수는 900점 안팎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주요 평가항목은 종전 부지 활용방안과 군 공항 이전방안 및 이전 주변 지역 지원방안이었다”며 “그중 종전 부지 개발사업에 소요될 재원 조달 가능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해 10월 광주 군 공항 이전 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했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공항의 조속한 이전을 지시하자 대구보다 먼저 군 공항 이전 건의를 낸 광주시와 경기 수원시는 지역 차별이라며 반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현지 평가 등을 토대로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광주시 등과 긴밀히 협의해 이전 후보지 선정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국방부와 함께 2017년까지 새로운 군 공항 부지를 선정한 뒤 2022년까지 건설을 마칠 계획이다. 광주시는 현재 부지(831만 m²)에 주민 1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경제도시 ‘솔마루 시티’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군 공항 이전비용 5조∼6조 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솔마루는 푸르름과 지속 가능성을 함축한 우리말이다.
군 공항 이전 후보지는 전남 서남해안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경제성, 갈등 최소화 등의 변수를 고려해 선정한 뒤 국방부에 확정을 요청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는 새로운 군 공항 부지 외에 주변 땅 660만 m²를 추가로 구입해 주택가 항공기 소음을 90웨클 이하로 줄이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주 군 공항이 이전하면 하루에 김포와 제주를 15번 왕복 운항하던 민간 항공기는 전남 무안공항을 이용하게 된다.
시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신원형 광주군공항 이전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 위원장(66·전 전남대 교수)은 “소음 피해에 시달리던 시민 30만 명이 걱정을 덜게 됐다”면서 “도심 중간을 끊은 군 공항이 이전해 특색 있는 도시 계획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전 건의서 타당성 평가 통과는 시민의 뜨거운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효율적이고 시민 친화적인 도시 개발을 통해 광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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