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가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보복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신문은 5일 자 사설(社說)에서 한국정부와 언론이 사드에 대해 내놓았던 설명들을 열거했다. 여기에는 ‘중국은 감히 한국을 보복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구절도 있다. 사설은 이들을 가리켜 ‘괴이한 말’이라고 일축했다.
신문은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란을 겨냥했다고 하지만, 이란과 핵타결이 된 뒤에도 미국이 철수하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배치 사드도 이런 식으로 미국이 전략적 우위를 노리는 것이라며 이는 ‘두부에 무친 파처럼 분명하다’고 표현했다. ‘두부에 무친 파’는 녹색 파와 하얀색 두부가 선명하게 구별되는 것처럼 차이가 분명하다는 뜻을 담은 중국의 고전적 표현이다.
사설은 또 ‘사드는 자위용으로 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 ‘중국을 고려한 것으로 중국이 탐측 범위에 없다’ ‘중국은 북핵에 대해 책임을 다했는지 생각하라’ 등 그동안 한국 정부와 언론에서 나온 이야기들에 대해 “턱없는 말들”이라고 비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처럼 한국에 대한 보복을 명시적으로 거론한 것은 중국 지도부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89년 천안문 사태 당시 인민일보는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동란으로 규정하고 ‘강경진압’의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고, 이는 학생 운동을 강경 진압하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그만큼 다른 어느 관영 매체보다도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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