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대사, 우다웨이 만나 ‘사드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9일 03시 00분


[사드 후폭풍]靑 “본말전도” 비판 다음날 면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로 악화된 한중 관계를 풀기 위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가 8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 특별대표와 만나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이날 “김 대사가 8일 중국 외교부를 찾아가 우 대표를 만났다”며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북핵 저지를 위한 한중 공동 전선에 균열이 생겨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 대표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드 배치를 놓고 양국이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양국의 고위급 외교관들이 서로 만나 의사소통을 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고위급 대화가 단절된 채 중국 관영 언론들의 ‘한국 때리기’가 계속 이어진 지난주와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7일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중국 관영매체가 ‘사드 배치가 북한 도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하루 뒤 양국 고위급 외교관 면담이 성사된 점도 시기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 김장수 대사, 中에 대북제재 공조 강조한 듯


이번 만남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지면 사드 배치도 필요 없을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진의가 중국에 그대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사가 면담한 우 대표는 북핵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담당한 책임자다. 우 대표는 북한 지도부와 직접 의사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드 반대’ 전선을 확대 중인 중국으로서는 이러한 교감이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번 면담은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다.

김 대사의 중국 외교부 방문은 청와대나 외교부의 입장 표명과 함께 직접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의 확고한 입장을 전달하고 사드 때문에 한중 관계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전달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 대사는 주중 한국대사가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외교관은 아니다. 특히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한국 야당 의원 6명이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인 기간에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정부 차원의 대화도 계속 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 언론 보도와 누리꾼들 반응을 통해 ‘사드 보복’ 분위기가 높아지는 것이 위험 수위에 달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우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김장수#우다웨이#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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