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사진)가 11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27일 전당대회까지는 더이상 의총이 없기 때문에 이날은 김 대표가 대표로서 참석하는 마지막 의총이었다.
김 대표는 “더민주당이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것에 여러 의원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안다”며 “하지만 당은 지적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관습처럼 해온 것들이 뜻에 맞지 않아도 이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단도직입적으로 관행에 젖은 대로 당을 운영하면 편하다”며 “하지만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냉정하고 신랄한 검토를 거쳐 당이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HAD·사드) 체계 배치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로 했음에도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김 대표의 만류에도 초선 의원 6명이 중국 방문을 강행한 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27일 자신이 대표직을 물러나면 당이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일까 걱정하는 심경도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한 중진 의원은 “중도를 선점하는 전략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친문(친문재인) 지도부가 구성되면 당이 급격히 좌클릭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상황을 비교하며 의원들을 다잡았다. 그는 “여당은 대통령 친정체제를 확립했다고 즐거워만 하고 있다. (여소야대라는) 선거 결과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집단은 성공하기 힘들다”며 “우리도 총선에서의 국민 지지를 즐겁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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