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 주민 외면하지 않겠다” 메시지 보낸 박 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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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당국에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도발 위협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북한 당국의 간부들과 모든 북한 주민 여러분’을 언급하며 “참상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진정한 광복은 8000만 민족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며, 더 이상 이산의 아픔과 고통이 없는 통일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 노동당 간부들과 주민에게 “핵과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고 인간의 존엄이 존중되는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데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이산가족 상봉, 철도 연결 등 남북대화와 협력에 관한 구체적인 대북 제안을 해왔다. 이번에는 그런 내용은 전혀 없이 북한 김정은에서 간부 및 주민을 따로 떼어 인권과 통일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 이례적이다. 향후 최고 지도부와 주민들을 분리시키는 대북 정책 기조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국민의 생명이 달려 있는 자위권적 조치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당국에 “우리 사회 혼란과 갈등을 야기하는 시대착오적 통일전선 차원의 시도도 멈추라”고 촉구해 남남분열에 대한 책임으로 북한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구상,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등을 앞세워 통일을 강조했지만 현재 남북관계는 파탄 상황이다. 대미 대일 대중 외교도 흔들리는 총체적 난맥이다. 어제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전략적 사고와 국가적 역량 결집이 절실하다”고 했지만 바로 그것이 지금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역량의 한계가 드러난 외교안보팀으로 어떻게 전략적 사고를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되지 않는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민족자존을 지키고 국가 발전을 도모하는 궁극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광복절 경축사#박근혜#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북한#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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