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면 北에라도”… 군용 타이어 밀반출 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北정찰총국 공작원과 모의 2명 기소… 中서 남포항으로 보내려다 덜미
위조달러 국내유통 가능성도 타진


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형 타이어를 북한 공작원과 함께 북한으로 밀반출하려 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김재옥)는 북한 정찰총국 공작원을 접촉해 북한군이 사용할 수 있는 대형 타이어를 북한으로 보내려고 공모한 한모 씨(59)와 김모 씨(47)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북한 정찰총국은 조선노동당 산하 ‘작전부’와 ‘35호실’,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을 통합한 군 총참모부 소속 대남공작기구다.

과거 대북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 씨와 김 씨는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군용으로 쓸 수 있는 대형 타이어를 북한으로 보내려고 시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 중고 타이어 1000여 개와 대형 타이어 263개를 컨테이너 2개에 실어 중국 다롄(大連) 항으로 보낸 뒤 북한 남포항으로 보내려 했지만 중국 세관 단속에 걸려 실패로 끝났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로 타이어 수급에 애로가 많다”는 공작원의 말을 듣고 타이어를 밀반출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형 타이어는 한국의 군용 트럭 타이어와 비슷해 북한군이 군용 트럭에 사용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상대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사상적인 목적보다는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려 한 게 범행 동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 씨는 북한 위조 달러의 국내 유통 가능성도 알아봐 준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공작원의 요청을 받고 국내 분위기를 파악하고 위조 달러 유통이 위험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일부 사실 관계에 대해 말했지만 변호사를 선임한 뒤로는 진술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군용타이어#밀반출#위조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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