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우병우 사실상 재신임… “신임장관 3명 검증업무 수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7일 03시 00분


[8·16 개각]‘의혹만으론 경질 불가’ 원칙 고수… 野, 국회출석 요구 등 공세 펼칠듯
8월 넷째 주 특별감찰 결과가 변수

자리 지킨 우병우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가운데)이 무거운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의 거센 퇴진 요구에도 불구하고 16일 
발표된 개각에서 우 수석의 유임을 결정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자리 지킨 우병우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가운데)이 무거운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의 거센 퇴진 요구에도 불구하고 16일 발표된 개각에서 우 수석의 유임을 결정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치권은 지난달 개각설이 본격적으로 나올 때부터 장관 교체 못지않게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관심을 기울였다. 각종 의혹이 제기된 우 수석을 박근혜 대통령이 교체하기로 결심한다면 개각과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16일 개각 발표에서 우 수석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재신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 수석이 이번 개각 인사검증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우 수석 거취에 관한 기류에 변화가 없음을 내비쳤다.

그동안 우 수석에 대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뚜렷한 비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일관된 태도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은 야권이나 여론에서 요구한다고 해도 의혹만으로는 사람을 바꾸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며 “우 수석의 비리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바꿀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문고리 3인방’ 퇴진 요구에 대해 “의혹만으로 내치거나 그만두게 하면 누가 옆에서 일하겠느냐”며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무엇보다 각종 의혹 속에 국민과 언론과 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우 수석의 해임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었던 점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국민이 그토록 열망하는 우 수석이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이 배제된 점은 국민을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우 수석이 퇴진하지 않는다면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한번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청와대를 관할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우 수석의 출석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민정수석은 업무 관련 사안으로는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게 관례지만 개인 문제를 이유로 출석 요구를 할 경우에는 여당도 방어할 명분이 약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별감찰관실에서 우 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감찰 기한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우 수석에 대한 감찰 결과는 다음 주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우 수석으로서는 명예가 회복되는 만큼 자진사퇴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내다봤다.

장택동 will71@donga.com·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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