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 개각]‘의혹만으론 경질 불가’ 원칙 고수… 野, 국회출석 요구 등 공세 펼칠듯
8월 넷째 주 특별감찰 결과가 변수
자리 지킨 우병우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가운데)이 무거운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의 거센 퇴진 요구에도 불구하고 16일
발표된 개각에서 우 수석의 유임을 결정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치권은 지난달 개각설이 본격적으로 나올 때부터 장관 교체 못지않게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관심을 기울였다. 각종 의혹이 제기된 우 수석을 박근혜 대통령이 교체하기로 결심한다면 개각과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16일 개각 발표에서 우 수석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재신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 수석이 이번 개각 인사검증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우 수석 거취에 관한 기류에 변화가 없음을 내비쳤다.
그동안 우 수석에 대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뚜렷한 비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일관된 태도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은 야권이나 여론에서 요구한다고 해도 의혹만으로는 사람을 바꾸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며 “우 수석의 비리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바꿀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문고리 3인방’ 퇴진 요구에 대해 “의혹만으로 내치거나 그만두게 하면 누가 옆에서 일하겠느냐”며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무엇보다 각종 의혹 속에 국민과 언론과 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우 수석의 해임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었던 점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국민이 그토록 열망하는 우 수석이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이 배제된 점은 국민을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우 수석이 퇴진하지 않는다면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한번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청와대를 관할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우 수석의 출석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민정수석은 업무 관련 사안으로는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게 관례지만 개인 문제를 이유로 출석 요구를 할 경우에는 여당도 방어할 명분이 약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별감찰관실에서 우 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감찰 기한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우 수석에 대한 감찰 결과는 다음 주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우 수석으로서는 명예가 회복되는 만큼 자진사퇴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