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침투 겸 잠수함 정찰용으로 사용한 70t급 소형 잠수정이 16일 경남 진해 군항에서 수리하는 도중 폭발했다. 이 사고로 장교와 부사관 등 3명이 숨지고 장교 1명은 중상을 입었다. 군은 잠수정에 쌓여 있던 가스가 갑자기 폭발해 사상자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용 연한(30년)을 넘겨 올해 말 퇴역시키려던 노후 잠수정이었다지만 군 장비 노후화 때문에 생때같은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면 더욱 기막힌 일이다.
정의당은 브리핑을 통해 “세계 10위권에 드는 국방예산을 소모하면서도 노후장비로 소중한 장병들이 목숨을 잃는 것은 국방부의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만일 노후 잠수정으로 대북(對北) 작전을 하다 이런 폭발 사고가 벌어졌으면 어땠을지 아찔하다. 북한 잠수정이 1996년 강원 강릉 해안에서 좌초했고, 1998년에는 속초 인근 해상에서 유자망 그물에 걸렸던 일도 있다. 우리 군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고물 잠수정’으로 그동안 북한 잠수함을 정찰하고 폭파하는 훈련이나마 제대로 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2월 부조종사 등 3명이 숨진 육군 헬기 추락사고는 항공기 노후화에 따른 부품 작동 불량 때문이었던 것으로 군 조사 결과 밝혀졌다. 2000년 이후 노후 전투기의 추락으로 숨진 조종사가 10명이나 된다. 최근에는 목 디스크 치료차 청평 국군병원을 찾은 23세 육군 병장에게 군의관이 소독용 에탄올을 주사하는 바람에 왼팔이 마비되는 의료사고까지 일어났다.
대북 확성기 사업까지 특혜 의혹이 나오는 등 상층부에서는 방산 비리가 터지고 일선에서는 안전사고가 그치지 않으니 국민은 불안하다. 북의 핵과 미사일에 맞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다 해도 군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국가 보위가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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