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공사, 북한판 ‘금수저’?…“빨치산 2세대, 최룡해 급 혈통”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8월 18일 11시 41분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55·사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빨치산 2세대인 ‘최룡해 급 혈통’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가인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태영호 공사의 아버지가 태병렬 육군대장인데, 빨치산 출신이라는 것”이라며 “(태병렬은)김일성의 전령병을 했던 인물이다. 빨치산 혈통이라고 하면 북한의 최고 혈통”이라고 말했다. 북한판 ‘금수저’인 셈이다.

태영호 공사의 아버지인 태병렬 인민군 대장은 항일 빨치산 1세대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김일성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1913년생이며 1997년 사망했다. 태영호 공사의 형인 태형철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자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다.

태영호 공사의 부인 오혜선(50)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이자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백룡(1984년 사망)의 인척으로 알려졌다.

홍 위원은 “(태영호 공사는)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다 빨치산 출신이니까 혈통으로 보면 그야말로 최룡해 정도 급”이라며 “북한 체제에서는 뼈대, 기둥에 해당되는 집안 출신이기 때문에 (주영 북한대사관에서)10년이나 근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빨치산 가문 부부가 탈북해 한국으로 귀순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태영호 공사 부부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와 장래 문제 등 때문에 망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태영호 공사의 큰 아들은 태영호와 함께 영국에 거주하면서 현지 대학에서 공중보건경제학 학위를 받았으며, 덴마크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해 임피리얼 칼리지 진학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홍 위원은 “자식의 장래도 굉장히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김정은의 통치 행태, 자기 측근들과 자기 고모부까지 처형하고 하니까 굉장히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옛날에는 큰 말썽만 없으면 계속 잘 살았었는데 이제 고위 간부라 하더라도 김정은의 눈에 벗어나면 처형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연속적인 도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관에서의 생활이 굉장히 어렵고, 더군다나 작년과 금년에 큰 당대회 같은 회의를 치르면서 (당국이)상납, 외화 벌이를 많이 요구했다”며 “거기다가 영국 같은 경우에 인권 문제를 굉장히 중시하기 때문에 북한 외교관들이 활동하기가 어려웠다. 경제적으로 지원도 별로 안 해 주니까 여러 가지 불만이 겹쳤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