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최종택=최경환-안종범-홍기택’ 기싸움… 1주일도 안돼 걷어찬 ‘추경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9일 03시 00분


[국회 추경심사 파행]
서별관 청문회 증인채택 强 대 强… 22일 추경처리 사실상 불발

양보없는 여야 18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왼쪽 사진)가 최고위원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 각각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도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조선·해운산업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파행을 겪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양보없는 여야 18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왼쪽 사진)가 최고위원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 각각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도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조선·해운산업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파행을 겪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야당이 정권 실세인 최경환 의원을 청문회 증인석에 세워 놓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몰아세우려는 의도 아니냐.”(새누리당 관계자)

“경색된 국면을 풀려면 여권이 먼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야당의 요구를 모두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느냐.”(더불어민주당 관계자)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처리가 18일 파국 위기를 맞았다. ‘서별관회의’(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발목을 잡혀 여야가 합의한 22일 처리는 사실상 불발됐다. 여당 일각에서는 이례적으로 ‘추경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짧게는 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길게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 정쟁에 막힌 추경안 처리

여야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은 이른바 ‘최·종·택 트리오’(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의 청문회 출석 문제였다.

이날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의 여야 3당 간사는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 소득 없이 헤어졌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최 의원, 안 수석, 홍 전 회장과 함께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등 4명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양측은 감정의 골만 더 깊어졌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상임위 차원에서 재량권을 갖고 풀 수 있는 사안이 더 이상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추경안 심사도 덩달아 이틀째 멈춰 선 가운데 여야는 장외 공방만 벌였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서별관회의 청문회에 ‘최·종·택 트리오’가 나오지 않으면 청문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은 국민 앞에 서명한 ‘선(先) 추경 후(後) 청문회’ 합의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추경안 처리의 발목과 손목을 다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여당 일각에서는 이날 ‘플랜B’ 시나리오까지 거론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추경을 포기하고 9월 2일 국회에 제출할 내년 예산안에 이 예산을 반영하자는 것이다. 예결특위 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야당이 차라리 ‘이번 추경은 못 한다’고 빨리 선언해 추경에서 반영해야 하는 예산을 내년 예산에라도 확실히 반영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 내년 대선 앞둔 야권의 ‘강공’

여야는 표면적으로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증인 채택을 놓고 대치를 벌이는 양상이지만 그 기저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기선 제압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후반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이번 정기국회(9월 1일∼12월 9일)는 야권의 ‘여권 길들이기’ 공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더민주당의 강공에는 대선을 앞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의원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 문제, 개각 등에서 청와대는 야권의 요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비상대책위원들조차 원내지도부의 ‘추경 심사 중단’에 동의한 것도 이런 기류 때문”이라고 전했다.

여야의 ‘강(强) 대 강 대치’로 원내지도부 간 물밑 협상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6일을 추경안 처리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이 지금은 여권 핵심을 겨냥한 정치공세로 ‘꽃놀이패’를 쥐었지만 추경이 무산될 경우 져야 할 책임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관계자는 “19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만나 담판을 지을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국회 파행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수영 gaea@donga.com·한상준 기자
#서별관#청문회#증인채택#최경환#안종범#홍기택#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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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추천 많은 댓글

  • 2016-08-19 09:56:01

    사사건건 추가적인 조건을 줄줄히 더해가는 야당넘들.. 이래서 국회의원이 사라져야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국가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않는 국회충들

  • 2016-08-19 05:49:58

    국회의원 네놈들이 국민을 위한다고?媚친 놈들???

  • 2016-08-19 11:09:11

    동아일보도 참 멍청한것 같다. 도대체 언제 한번이라도 국회 약속 지킨 일이 있었나요? 두고보세요 한달가도 않될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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