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외교관인 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제3국을 거치지 않고 감시를 따돌리며 한국으로 향한 ‘탈북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공산국가인 북한은 대사관에도 노동당 조직인 당조(黨組)를 만드는데 태 공사는 현학봉 주영 대사보다 당조 서열이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힘이 센 자리에 있는 만큼 탈출 과정에서도 감시를 따돌리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8일(현지 시간) “이달 초 태 공사가 부인과 자녀를 데리고 한국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외교 당국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주영 한국대사관은 런던 빅토리아 역 인근 번화가에 위치해 사람들의 눈에 쉽게 노출된다. 또 영국은 중국처럼 강제 북송의 위험이 있는 나라도 아니어서 치외법권 지대인 대사관을 고집할 필요성도 낮다. 대사관 건물로 들어갈 경우 ‘외교적 비호권’ 문제를 두고 불필요한 분쟁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가옥(안가)이 나은 편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탈북 문제를 처리하는 데 익숙한 정보요원을 놔두고 일반 외교관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제3국을 거치지 않고 영국에서 한국으로 직행하는 속전속결이 가능했던 배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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