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별세한 ‘민주화 운동의 대부’ 박형규 목사의 빈소에는 19일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박 목사를 아버지같이 따랐던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박 목사의 별세 소식을 듣고 전날 전남 강진에서 상경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 박 목사는 손 전 고문을 민주화 운동으로 이끌었고, 결혼식 주례를 서는 등 인생의 ‘멘토’였다. 5일장 내내 빈소를 지킬 예정인 손 전 고문은 “정말 나라가 어려운데 고인의 뜻을 받들어 우리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꿈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함께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치 재개가 임박했음을 거듭 밝힌 셈이다.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이날 빈소를 찾아 “박 목사가 인권운동을 할 때 부산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의 법률 지원을 했다. 민주주의가 거꾸로 가고 있는데 민주화 운동의 거목들이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고 계시다”며 안타까워했다.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김덕룡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장, 이재오 전 의원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다만 이들은 손 전 고문이 이날 새벽까지 빈소를 지키다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에 빈소를 찾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후에 빈소를 찾은 더민주당 김부겸 의원 등은 손 전 고문과 만나 환담했지만 정치 재개 등에 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향년 93세로 타계한 박 목사는 일본 도쿄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1959년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소속 서울 공덕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고인은 1970, 80년대 해방신학의 선구자로 민주화 운동을 이끌면서 1973년 남산 부활절 예배 사건, 1974년 민청학련 사건, 1978년 ‘3·1민주선언’ 발표에 따른 긴급조치 9호 위반 등으로 6차례 옥고를 치렀다. 그는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남북평화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아들 종렬 종관 씨, 딸 순자 경란 씨가 있다. 발인 및 장례예식은 22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예홀에서 기장 총회장으로 치러진다. 02-207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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