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사진)가 탈북한 배경은 본국으로 들어오라는 압박에 따라 신변의 위험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22일 “태영호 공사가 망명을 결심한 결정적 요인은 김정은이 ‘25세 이상 외교관 자녀 본국 소환령’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해외 주재 외교관의 탈북 러시가 이어지자 김정은이 외교관 자녀들을 평양에 볼모로 잡아두려 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또 김명철 북한 노동당 39호실 유럽 자금 총책이 4000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갖고 잠적했다는 동아일보의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한 참석자는 국정원 비공개 브리핑을 듣고 나와 “김명철이나 태영호 등이 본국 소환 조치를 당하자 신변에 위협을 느껴 망명한 게 맞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해외의 북한 외교관 자녀들은 1년에 한 번 한 달간 귀국해 사상 학습과 생활총화를 한다. 현재 제3국에 있는 한 북한 외교관의 딸은 “조국(북한)에 가면 그동안 편히 살았다는 이유로 공사판에 내모는데, 그 과정을 겪으면 다시 돌아가기가 죽기보다 싫어진다”고 말했다. 태 공사도 자신을 비롯해 자식들의 귀국일이 닥쳐오자 고민 끝에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 공사 가족이 8월 초 영국에서 한국으로 직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선데이익스프레스는 21일 이들이 영국 타이푼 공군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독일을 경유해 한국에 도착했고, 태 공사 아내가 영국 쇼핑몰 ‘마크스&스펜서’에 들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지 소식통은 22일 “마크스&스펜서를 광고하기 위해 꾸며 낸 소설”이라며 “태 공사 가족은 영국의 협조로 북한 여권을 갖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