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4일 “북한이 1인 독재하에 비상식적 의사결정 체제라는 점과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의 성격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협이 현실화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이날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연습이 진행 중인 중부전선의 쌍용군단을 방문해 무인항공기와 K-9 자주포, 다연장로켓포(MLRS) 등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장병들을 격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연초부터 핵 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노골적 선제 타격 위협도,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오늘 새벽에 SLBM을 발사했는데 이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더 이상 가상의 위협이 아니라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고, 시시각각 그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립과 경제난이 심화되고 고위층까지 연쇄 탈북하는 상황에서 북한 내부의 동요를 막기 위해 다양한 도발을 할 가능성도 높다”며 “지금 우리 군의 역할과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북한의 포격 도발 당시 군의 적극적 대응을 거론하며 “북한 지도부에겐 남한에 밀린 충격 사건으로 받아들여져서 ‘8월의 수치를 잊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며 “벼랑 끝 전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북의 도발 의지를 위축시켰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휘관의 판단과 조치를 신뢰한다”며 “앞으로도 북한이 도발하면 어떠한 주저함도 없이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해 달라”고 군에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까지는 UFG 연습 기간에 정부종합상황실이나 합동참모본부·한미연합사령부 지휘소를 방문했다. 직접 전방 군단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북한이 SLBM을 발사한 지 2시간 만인 오전 7시 30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군사·외교적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SLBM 발사로 NSC 상임위원회를 연 것은 처음으로, 그만큼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북한의 SL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외교부는 이날 조준혁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면서 핵 실험,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또다시 SLBM 발사를 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정권이 계속 주민들의 민생고는 외면한 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만 추구한다면 더욱 엄중한 제재와 외교적 고립만 초래함으로써 오히려 자멸을 재촉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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