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민주 전당대회, 강성투쟁 안보불안黨으로 갈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7일 00시 00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포스트 김종인 체제’를 이끌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오늘 실시된다. 당권 주자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 중 한 명이 당 대표가 돼서 내년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을 관리하게 된다.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띤 전당대회이지만 이들은 ‘친문(친문재인)’ ‘호문(문재인 호가호위)’ ‘도문(도로 문재인)’ 논란을 벌이며 사실상 ‘문심(文心) 선거’를 했다.

추미애 후보는 “당원과 국민이 지지하는 1등 후보를 흠집 내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말로 문 전 대표 지지를 분명히 했다. 김상곤 후보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이 친노(친노무현)의 지지를 받는 점을 인정했다. 비노(비노무현) 비문(비문재인)인 이종걸 후보가 당선된다면 문재인 아닌 다른 후보가 뜰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작년 4월 국회의원 재·보선 전패 이래 빈사 상태였던 더민주당은 4·13총선을 거치며 제1당이 됐고, 친문 의원이 70명 안팎일 정도로 문 전 대표가 당을 장악했다. 올 초 문 전 대표가 구원투수로 영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실용주의와 ‘안보 우클릭’ 행보로 운동권 정당의 이미지를 불식하고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김 대표 체제가 막을 내리고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초선 의원들이 ‘세월호 진상 규명’을 외치며 장외로 뛰쳐나가 ‘옛 버릇 못 고친다’는 소리를 들었다. 김, 추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 후보는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누가 대표가 돼도 더민주당의 강성 복귀는 정해진 길처럼 보인다.

민생을 외면하고 매사에 투쟁만 일삼는 정당, 특히 안보 불안감을 주는 정당은 집권할 수 없다는 것이 역대 대선의 교훈이다. 특정 계파의 패권주의는 당의 외연 확장을 막아 새누리당이 ‘친박 패권주의’로 총선에서 참패했듯, ‘친문 패권주의’가 기승을 부리면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더민주당이 보수정권 10년에 지친 민심을 파고들어 정권 교체를 이루려면 오늘 당선되는 대표는 물론 당의 사실상 오너인 문 전 대표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전당대회#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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