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청년조직 명칭서 ‘사회주의’ 용어 삭제…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11시 16분


북한의 유일한 청년조직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의 명칭이 28일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으로 바뀌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9차 대회 결정서에 의하면 대회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의 명칭을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으로 명명한다는 것을 선포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북한은 1946년 1월 17일 ‘북조선민주청년동맹(민청)’ 결성으로 최초의 청년 조직을 만든 뒤 1964년 5월 제5차 대회에서 ‘사회주의로동청년동맹(사로청)’으로 다시 이름을 바꾸었고, 1996년 1월 현재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20년 만에 바뀐 명칭은 ‘사회주의’를 빼고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북한에서 ‘공산주의’란 용어는 2002년 10월 김정일이 “사회주의도 못 하는 처지에 이상적인 공산주의를 논할 처지에 있지 않다”고 말한 이후 매체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사회단체 및 조직 중 유일하게 사회주의를 명칭에 박고 있던 청년조직이 28일 이름을 바꾸면서, 김정은 체제에선 ‘사회주의’란 용어까지 삭제 대상에 오른 것인지 주목된다. 사회주의-공산주의 건설은 김일성 시대의 통치 이념이었지만, 2대와 3대 후계자를 거치며 의미가 바뀌었다.

북한은 5월 열린 노동당 7차 당대회에서 공산주의-사회주의 건설 이념 대신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당 강령으로 채택했다. 29일 청년동맹 9차 대회에 참석한 김정은은 연설을 통해 “김일성-김정일주의화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를 영원한 수령으로 높이 모시고 수령님들의 혁명사상을 지도지침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김일성주의는 주체사상, 김정일주의는 선군이념이란 큰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명확치 않고 북한 당국이 시기마다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청년동맹 9차 대회는 23년 만에 26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됐다. 청년동맹은 만 14세부터 30세까지의 청년 학생층이 의무 가입하는 북한 최대의 청년 근로단체이자 사회단체로 약 500만 명이 활동하고 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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