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시골출신 흙수저라고 무시-정치적 공격”
김재수, 취임직전 대학동문 SNS에 글… 野 “부적격 반성은 않고 국회 모독”
김재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5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하지만 취임 첫날부터 구설에 휘말렸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글을 대학 동문들이 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 문제가 됐다.
김 장관은 4일 SNS인 네이버 ‘밴드’의 경북대 동문방에 올린 글에서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 음해, 정치적 공격이 있었다”며 “시골 출신에 지방 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임하면 그간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언론과 방송, 종편 출연자를 대상으로 법적인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비슷한 취지의 글을 전직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시절 만난 지인들이 함께하는 다른 네이버 밴드에도 올렸다.
김 장관은 취임식 직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방문해서도 “비합리적이고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청문회)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또 “밴드에 올린 글처럼 언론에 대한 법적 조치를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분석해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김 장관은 1일 열린 청문회에서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과 관련해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며 몸을 낮춘 바 있다. 청문회 때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농협의 특혜 대출 의혹을 따져 묻자 김 장관은 “불법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나가는 것이 기본적으로 공직자 도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어머니가 차상위 계층으로 등록돼 부당하게 빈곤층 의료 혜택을 받았다는 지적에 “기본적으로 그것은 잘못된 상황이고 도덕적으로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후보자에서 장관으로 신분이 바뀐 뒤 태도가 돌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야 3당은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김 장관이 올린 글을 보면 정상적으로 농식품부 장관을 하실 수 있는 정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성은 한번도 하지 않고 국회를 모독하고 언론 보도를 매도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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