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평양 사정권 ICBM 시험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8일 03시 00분


한미 정상회담 날 쏴 ‘대북 경고’… 6700km 날아가 태평양 해상 낙하
오바마 ‘핵 선제불사용 선언’ 구상… 北도발-中팽창 감안해 철회하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라오스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6일(한국 시간) 미국이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도발에 모든 수단으로 강력 대응할 것을 천명한 한미 정상의 발표를 뒷받침하는 것임과 동시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7일 미 공군에 따르면 6일 저녁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미니트맨3 미사일 1발이 발사됐다. 미니트맨3는 음속의 20배 이상 속도로 날아간 뒤 약 6700km 떨어진 태평양 마셜 제도 인근 해상에 낙하했다. 미니트맨3에는 모의 탄두가 탑재됐다고 미 공군은 전했다. 미 공군 관계자는 “미니트맨3의 정확도와 작전 능력을 점검하고, 유사시 본토와 동맹국에 대한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t)’의 효용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올 2월 한국군 관계자들을 반덴버그 기지로 초청해 미니트맨3의 시험발사 과정을 처음으로 참관하게 했고 모든 수단으로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니트맨3 미사일은 B-52 전략폭격기, 전략핵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에 포함된다. 최대 3개의 핵탄두를 1만3000km 떨어진 곳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다. 반덴버그 기지에서 평양(약 9360km)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 대한 전략적 타격이 가능하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를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적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구상을 철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잇단 도발과 미중 갈등으로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중요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상’ 어젠다를 구체화하기 위한 선제 불사용 원칙 천명을 검토했지만 정부 내 반대 여론을 수용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선제 불사용 선언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핵 억지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설득했다고 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icbm#미니트맨3#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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