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부장검사는 2011년 4월 8일 한 경제지에 “월家 ‘탐욕’에 칼 들이대는 뉴욕 검찰”이란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칼럼은 프리트 바라라 미국 뉴욕 연방검사장이 수사한 헤지펀드 갤리언 사건을 언급하며 금융 비리 근절을 위한 한국 검찰의 활약을 주문한다.
김 부장검사는 갤리언 사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전화 통화 내용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발각되면 우리는 죽어, 끝이야”라는 그들만의 대화는 은밀한 증권범죄의 진실을 실감나게 전해준다’고 썼다. 그가 고교 동창 스폰서인 게임업체 대표 김모 씨(46)에게 보낸 “내가 감찰 대상이 되면 언론에 나고 나도 죽고 바로 세상에서 제일 원칙대로 너도 수사 받고 죽어”란 문자메시지를 떠올리게 한다. 마치 김 부장검사의 칼럼이 예견한 것처럼 두 사람만의 대화가 은밀한 법조 브로커의 진실을 실감나게 드러낸 것이다.
검찰 특별감찰팀이 꼭 읽어야 할 대목도 있다. ‘실제 흔적이 남지 않는 정보의 전달을 추적하고 공모 관계를 규명하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다’ ‘검찰의 수사로 드러난 진실은 탐욕 그 자체였다’ 등이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별감찰팀의 자세를 김 부장검사가 일러주는 모양새다.
칼럼에 등장한 바라라처럼 김 부장검사도 한때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며 증권가의 탐욕을 단죄했다. 그렇기에 다시 읽으면 부끄러울 대목도 있다. ‘한미 양국 검찰 모두 경제정의 파수꾼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이것이 바로 편법과 부패, 비리의 반칙을 모니터링하고 정의를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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