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사죄 않는데 용서 필요없다” 논의없이 추진 성토… 결국 취소
추미애 “5·18묘역 참배 제안하려 했다”
일각 “추미애 대표 자기 정치 욕심내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려다 당내 반발로 취소했다.
8일 더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추 대표는 12일 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 안팎의 비판이 거셌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파렴치한을 왜 만나느냐”고 반발했다. 김현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인정도 사죄도 하지 않는 자를 어떻게 용서하고 화해하겠다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파장이 커지자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전 전 대통령 예방 건을 논의했다. 추 대표는 “화해와 통합을 위한 것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호남으로 서진(西進)하는데, 나라도 대구 경북 공략을 하기 위해 그랬다”고 설명했지만 최고위원들은 강하게 반대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적절치 못하다는 최고위원회 의견을 존중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방은 추 대표가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이날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이 이뤄졌다면 광주 5·18 민주화 항쟁 묘역을 함께 참배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다. 전 전 대통령이 혼자 가기 어렵다면 함께 가서 화해와 통합의 길을 열어 갈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예방 건도 그렇고,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에서 추 대표가 ‘자기 정치’에 욕심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정기국회 대표 연설은 우상호 원내대표 차례였다. 하지만 추 대표가 연설을 희망하자 원고 초안까지 써 놨던 우 원내대표가 양보했다. 당직 인선 과정에서 추 대표가 몸담았던 새천년민주당 등 구 민주계 인사들이 약진하고, 원내 소통이 일부 부족했던 점 등도 이런 우려가 나오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도 최고위원들은 추 대표가 전 전 대통령 예방을 최고위와 논의 없이 추진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추 대표 측은 “지지층 결집과 통합으로 대선 승리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추 대표의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추 대표가 민생 경제를 강조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 수렴에 나서는 것도 당의 집권을 위한 것”이라며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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