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9일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고 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을 향해 “어떤 정책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하는 것은 굉장한 모욕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남 지사는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 이야기는 이렇게 막 하면 안 된다. 누가 누구를 정의롭다, 정의롭지 못하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7일 강원도 춘천 한림대에서 ‘왜 정의인가’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모병제 반대의사를 밝히며 “최근 일부 정치인이 ‘정예 강군을 만들겠다’며 주장하는 모병제는 부잣집 애는 군대에 가는 사람이 거의 없고 가난한 집 자식만 군에 가는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식이 전방 GOP에 가서 목함지뢰를 밟거나 내무생활에 괴로워 자살하는 걸 바라는 부모가 누가 있겠느냐. 모병제는 국민의 상식과 평등에 대한 욕구 때문에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 못하는 주장”이라고도 했다.
남 지사는 이를 재반박 한 것. 그는 모병제를 주장하는 이유와 관련해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이고 그 핵심은 불평등이다. 부모의 재산, 직업에 따라 아이들의 인생이 결정된다는 건데, 그 중에 가장 기본이 군 문제”라면서 “돈 있고 백 있는 사람들은 군대 안 간다, 이런 것이 지금의 현실이고 정의롭지 못하니까 이걸 좀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유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누구의 생각을, 어떤 정책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모병제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 추구라는 인류보편적인 가치에 기반하고 있는데 그런 정책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규정은 오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정의의 독점은 전체주의의 시작”이라며 “히틀러도 자신은 정의롭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래서 위험하다”며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혀 고통 받았던 유 의원이 남의 생각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고 꼬집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