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사진)가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북한 핵이 점점 더 고삐 풀린 괴물처럼 돼가는 건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풍정책’으로 간 결과”라며 현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햇볕정책을 펼치며 각종 대북 지원을 하는 동안 북한은 핵개발을 은밀히 준비했고 1차 핵실험(2006년)도 노무현 정부 시절 이뤄졌다. 북한에 지원된 현금이 핵개발에 전용됐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추 대표의 발언은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추 대표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실험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론이 힘을 받고 있다는 질문에 “오히려 사드가 화를 자꾸 초래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추 대표는 “사드로 북핵을 막겠다는 건 둑이 무너지는데 팔을 집어넣어서 막겠다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를 궁지로 내모는 상황을 만드는 큰 실수를 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드 같은 방어용 무기를 배치하면 그것을 능가하는 공격용 무기 개발을 재촉하게 된다”고도 했다.
대표 경선 과정에서 ‘사드 반대’ 당론을 주장했다가 당선 후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던 추 대표가 안보 현안에 대한 본심을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은 생존을 위한 김정은의 무모한 리더십의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어느 정권의 책임이 더 크고 작고를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수권정당을 지향했던 야당 지도자로서 경솔한 발언이다”라며 “북한 문제에 초당적인 협력을 우선시하는 게 바람직한 자세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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