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말까지 핵폭탄 20개 분량 핵물질 확보…매년 7개 핵무기 제조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3일 13시 45분


북한이 연말까지 대략 핵폭탄 20개를 생산할 핵물질을 확보했으며 매년 7개가량의 핵무기를 추가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국 원자력기술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지그프리트 헤커 미 스탠퍼드대 연구교수 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 연구원은 12일(현지 시간)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이같이 분석이 담긴 기고문을 발표했다. 해커 교수는 2006년과 2010년 북한 평안북도 영변의 핵무기 연구단지를 방문해 플루토늄 재처리시설과 우라늄농축 원심분리기까지 직접 보고 온 북핵 전문가다.

그는 기고문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32~54kg(핵탄두 6~8개 분량)을 확보한데 이어 매년 6kg(핵탄두 1개 분량)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며 “고농축우라늄은 이미 300~400㎏(핵탄두 12~16개 분량)을 확보한데 이어 매년 150㎏(핵탄두 6개 분량)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 사이에 북한이 보유 핵무기 수를 4~6개 더 늘렸을 것이라고 추정한 것과 비교하면 북한의 핵무기용 핵물질 보유 속도가 더 빨라진 셈이다.

해커 교수는 또 북한이 현재의 탄도미사일 개발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앞으로 5~10년 안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실전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은 당시 발표한 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에서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에 성공해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헤커 교수는 북한의 1차 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 영변핵시설을 방문했을 때까지만 해도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겠다는 발언이 공허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 남한이 외교적 해법 모색을 포기하고 제제국면으로 전환하면서 북핵 개발의 고삐를 풀어놓는 결과만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이후 10년간 5차례 핵실험을 통해 실질적 핵무장에 성큼 다가섰고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향후 10년 안에는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 위협에까지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숫자가 늘고 핵기술이 고도화할수록 (핵전쟁 관련) 사고 발생 가능성과 오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 절박한 (북한) 지도부가 핵물질이나 다른 핵자산을 ‘비국가 행위자’, 즉 테러집단에 팔아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제재 가중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거나 남한에 미사일 방어 장비를 더 많이 설치하는 식으론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없음을 깨닫고 외교적 해법을 다시 모색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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