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만들고 팬클럽 속속 출범… 불붙은 세 불리기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4일 03시 00분


[추석밥상 얘기 나눠요/대선 향해 뛰는 여야 주자들]
반기문, 원로멘토그룹이 ‘후원군’… 김무성, 전국적 조직망 정비 나서… 남경필, 외부인사 영입 적극적
문재인, 소장학자 중심 싱크탱크 구성…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 재정비… 박원순, 최근 외곽조직 출범시켜

《 출발 총성은 울렸다. 내년 대선 후보를 거머쥐기 위한 여야 주자들의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것이다. 내년 이맘때쯤 본선 구도가 완성된다. 각 진영에서 경선 승자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앞으로 1년여간 쉴 새 없이 출렁일 대선 여론시장에서 누가 살아남을까. 1차 승부처는 올 추석 ‘밥상 민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누구보다 초조한 사람은 대선 주자와 함께 대망(大望)을 좇는 측근 그룹들이다. 그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

 

○ 여권, 원로 멘토 모시기 경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직업 외교관 출신인 만큼 주변에 ‘외교관 인맥’이 포진해 있다. 대표적인 측근 그룹은 김숙 전 주유엔 대사와 오준 주유엔 대사, 김원수 유엔 군축담당 사무차장 등이다. 반 총장이 5월 한국을 찾았을 때 만찬을 함께한 노신영 한승수 전 국무총리 등 ‘원로 멘토 그룹’도 든든한 후원군이다. 내년 초 귀국에 맞춰 국내에선 ‘반딧불이’ ‘반사모3040’ ‘반존회’ 등 자생적 팬클럽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전국 조직망을 정비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2000여 명이 지역별 조직 관리를 맡고 있다고 한다. 이르면 다음 달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전문가 자문그룹을 발족할 계획이다. 현직 의원 중에선 강석호 권성동 김성태 김학용 의원 등 3선 그룹과 가깝다. 권오을 서용교 안형환 조전혁 전 의원 등도 핵심 측근 그룹으로 분류된다.

유승민 의원은 아직 대선캠프 역할을 할 별도 그룹을 두고 있진 않다. 하지만 이혜훈 김세연 의원과 조해진 이종훈(명지대 교수) 민현주(경기대 교수) 김희국 전 의원(한국건설법무학회 회장) 등이 핵심 지지 세력으로 꼽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여권 주자 가운데 ‘인재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경기도 온라인 공개강좌사업(G-MOOC) 추진단장으로, 이영조 경희대 교수를 경기연구원 이사로 각각 영입했다. 경기스타트업캠퍼스 초대 총장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경기도일자리재단 초대 대표인 김화수 전 잡코리아 대표 등 전문가 그룹도 있다. 정두언 전 의원 등 여권 내 쇄신파 그룹도 남 지사를 뒷받침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홍사덕 김덕룡 전 의원 등과 자주 만나 조언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정하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와 원 지사의 보좌관 출신인 이기재 전 제주도 서울본부장 등이 대표적 측근 그룹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대 총선에서 출마한 서울 종로에 ‘공생(共生)연구소’를 열고 본격적인 대선 정책 구상에 돌입했다. 개헌 주장을 담은 책을 낸 데 이어 다음 달 공존과 상생, 통일 구상을 담은 책을 잇달아 출간할 예정이다. 오 전 시장 주변에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 등 옛 서울시 인맥이 주로 포진해 있다.

○ 야권, 싱크탱크 외곽조직 속속 출범

야권 대선 주자들도 세 불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조만간 싱크탱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소장파 학자들을 중심으로 싱크탱크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해철 김경수 최인호 의원 등 친문(친문재인) 진영 핵심 의원 외에 ‘신(新)친문’으로 불리는 최재성 전 의원 등이 싱크탱크 구성에 참여하고 있다.

외곽 조직인 ‘새희망포럼’을 가동 중인 더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별도의 싱크탱크를 구상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새희망포럼이 조직을 맡고, 교수나 전문가가 참여하는 싱크탱크는 정책 어젠다를 발굴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의 멘토는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희망 새물결’이란 외곽 조직을 출범시켰다. 여기엔 시민사회단체 인사 300여 명이 참여했다. 서왕진 전 서울시 정책특보와 임성규 전 서울시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주축이다. 이들은 청년일자리와 청년수당 등 서울시 정책을 국가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원내에선 기동민 권미혁 의원 등이 박 시장의 측근 그룹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와 함께 국가 비전을 담은 책을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다. 정재호 김종민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 등이 주축이 돼 캠프에 참여할 인사를 발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최근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재정비해 박원암 홍익대 교수를 연구소장에 임명했다. 또 박인복(홍보), 박왕규(기획), 김태일 부소장(노동)과 김경록 당 대변인 등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김성식 신용현 의원 등도 안 전 대표가 강조하는 ‘3대(과학기술, 교육, 창업) 혁명’ 정책 구상에 참여하고 있다.

2014년 보궐선거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더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 복귀가 임박하면서 ‘동아시아미래재단’도 바빠지고 있다. 미래재단은 최근 김종희 국민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더민주당에서는 이찬열 김병욱 의원 등이 손 전 고문의 향후 활동 계획 수립 등에 관여하고 있다.

이재명 egija@donga.com·홍수영·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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