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수술-체중조절… 현역 입대 할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0일 03시 00분


병무청 ‘슈퍼 굳건이’ 통해 무료 치료
징병검사서 4, 5급 받은 28명 재도전

‘슈퍼 굳건이’ 사업 포스터.
‘슈퍼 굳건이’ 사업 포스터.
대학생 정태원 씨(20)는 지난해 징병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키는 177cm인데 몸무게가 49kg에 불과해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17 미만인 저체중이었던 것. 키가 177cm인 경우 3급 판정에 해당하는 몸무게는 53.4∼57.8kg이다. 재검사를 통해 현역 판정(신체등위 3급 이상)을 받고 싶었지만 살찌우는 방법을 몰라 고민하던 정 씨는 올해 7월 말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반가운 공고를 발견했다. 4급 보충역이나 5급 면제 판정을 받은 사람 중 현역 복무 판정을 받고자 재검사를 준비하는 경우 헬스클럽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슈퍼 굳건이 무료 치료 지원 사업’ 공고였다.

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정 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강원 원주시의 한 헬스클럽에 다니기 시작했다. 무료로 시설을 이용하고 개인 지도로 운동을 한 결과 한 달 만에 체중이 3kg 증가했다. 정 씨는 “매일 1시간 40분 넘게 운동하는데 12월까지 열심히 운동해 반드시 현역 판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무청이 진행 중인 슈퍼 굳건이 무료 치료 지원 사업은 헬스클럽 무료 이용만 있는 게 아니다. 시력 문제로 4, 5급 판정을 받은 이들은 라식과 라섹 등 시력 교정 수술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5월 말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 고도비만 및 저체중인 지원자 13명, 근시 난시 등 안과 수술 지원자 15명 등 28명이 신청했다. 이들에게 시력 교정 수술, 운동 지도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후원에 나선 안과, 종합병원, 헬스클럽도 49곳에 달한다.

심한 난시로 첫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은 최병훈 씨(19)는 6월 라섹 수술을 받았다. 시력이 회복된 뒤인 7월 재검사에서 2급 판정을 받은 최 씨는 현역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태권도 사범이 꿈인 최 씨는 “대학 졸업 후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싶은데 제자들에게 좀 더 떳떳한 사범이 되고 싶어 무료 치료 지원 사업에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관이 꿈이지만 심각한 원시로 2차례나 4급 판정을 받았던 안준혁 씨(19)도 지난달 교정 수술을 받고 재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병무청은 4, 5급 판정자 공개모집을 계속할 예정이다. 안과 등 후원 업체도 지속적으로 늘려 지원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슈퍼 굳건이 무료 치료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병역을 자진 이행하는 문화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징병 검사#현역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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