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엔진 실험]美법무부, 이르면 9월 넷째 주내 법적 조치
오바마-리커창, 北핵실험후 첫 회동 “대북제재 美中 사법채널 공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19일(현지 시간)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회담을 하고 북핵 해결을 위해 양국이 사법 공조를 하기로 합의했다. 미중 정상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사법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미중 지도자가 만나 북핵 문제를 처음 논의한 자리에서 사법 공조가 거론된 것은 안보리 제재를 위반해 가며 대북 불법 거래를 일삼아 온 중국 랴오닝훙샹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아산정책연구원이 미국의 국방문제연구센터와 19일 공동 발표한 ‘중국의 그늘 속에서’ 보고서를 통해 이 회사는 삼산화텅스텐 등 최소 4개 종류의 핵 전용 가능 물자를 북한에 몰래 수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중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훙샹그룹에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요소가 담긴 제재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훙샹그룹과 미 금융기관 간 달러화 거래를 전면 중단시키는 금융 제재가 유력하다. 훙샹그룹은 2011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15개의 미국 기업에 총 2491t 분량의 유리 제품을 수출하는 등 미국과도 교역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중국 사법 당국의 협조를 받아 훙샹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핵 물자의 대북 수출을 주도해 온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 등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 기소 등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다. 미 정부는 지난달 검사들을 두 차례 중국 베이징(北京)에 보내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와 훙샹그룹 대표인 마샤오훙(45)이 저지른 불법 행위의 심각성을 통보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훙샹그룹의 불법 행위는 탈세와 불법 자금세탁, 위조 달러 거래, 마약 거래 등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이 최근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에 대한 자산 동결에 나서는 등 느슨했던 대북 제재의 고삐를 다시 죄고 있지만 북한이 압박을 느낄 만큼 충분히 미국과 사법 공조에 나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가 훙샹그룹 제재의 근거가 되는 자산 동결 관련 자료를 넘기라는 요구에 중국 정부가 응하지 않고 있다”며 전면적인 대북 제재에는 미온적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일각에선 중국이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지금은 미국에 부분적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대북 지원의 몸통은 놔두고 훙샹그룹이라는 ‘꼬리’만 자르다 마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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