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화 위해 北 준 돈, 핵개발 자금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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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햇볕정책-대화론 비판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관련 “비상시국에 비방-확인안된 폭로
사회 흔들고 혼란만” 정면대응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북한이 4차, 5차에 이르기까지 계속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대화를 위해 줬던 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하면서 야권의 대북 대화 요구에 쐐기를 박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안보와 경제가 지금 모두 힘든 상황”이라며 “북한이 고도화된 핵과 미사일 능력을 바탕으로 마음 내키면 어떤 형태의 도발이라도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야권 일각에서 대북 제재에 반대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협상을 하겠다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북한은 물밑에서 핵 능력을 고도화하는 데 그 시간을 이용했고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단결과 정치권의 합심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복합적인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는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쏟아내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두 재단의 기금 모금 과정, 박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K스포츠재단 인사 개입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제2의 일해재단”, “창조경제 게이트”라고 총공세를 펴고 있다. 여기서 더 밀리면 레임덕(권력 누수) 가속화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박 대통령이 정면승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은 북핵 대응에 전력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의혹 제기로 응집력이 약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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