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 “사드 국회비준 당연히 받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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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자체 핵무장은 최악의 시나리오” 법인세법 개정안 연내 처리 시사도

 
“지난 100일 동안 저는 초선이었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6선·사진)은 22일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묻자 “초심으로 열정적으로 일했던 그때(초선 의원 시절)의 심정으로 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1일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사실상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를 시사해 여당으로부터 중립성을 위배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출발했다. 하지만 13일 미국 방문 당시 폴 라이언 하원의장 면담 때에는 “야당은 근본적으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나는) 이해하고 있다”며 배치 찬성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2일 다시 사드 배치에 대해 “내가 정부라면 당연히 국회와 협의하겠다”며 각을 세웠다. 국회 비준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견제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정부가 (국회) 비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이제) 바꿔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포대 용지 선정과 관련해 상황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제재는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의 방식으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창조적 해법을 찾아 초당적으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전술핵 재배치론과 관련해선 “핵무장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정 의장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에 대해 미국의 주요 인사들도 “펄쩍 뛰었다”고 전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북핵 문제에 대한 정 의장의 스탠스를 미국 정계나 싱크탱크도 비슷하게 취하고 있지 않느냐”며 “추석 연휴 방미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정 의장은 야당이 추진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도 시사했다. 그는 “여야 간 조율이 되지 않아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해야 할 상황이 오면 법인세법을 비롯해 세입과 관련된 법안은 당연히 지정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된 법안은 여야 합의가 없더라도 예산안 처리 기한인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19대 국회 당시 야당은 국회의장을 향해 법인세법 개정안의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촉구한 바 있지만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장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정세균#국회의장#기자간담회#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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