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재고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상습 범법자인 북한이 유엔 헌장의 의무를 이행한다는 서약, 유엔 안보리 결정을 수락하고 이행하겠다는 서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장관은 21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에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북한을 유엔에서 축출하겠다는 것보다는 회원국들을 상대로 북한 행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메시지로 보인다.
윤 장관은 올해가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25주년이라는 점을 상기한 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북한이 불모지(wasteland)가 된 것은 광적으로 무모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윤 장관은 북한이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실시했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안에서 핵개발 후 탈퇴를 선언했으며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의 예측 불가성과 도발적 성향으로 볼 때 다음 핵도발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유엔에서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뛰어넘는 강력하고 포괄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윤 장관은 강조했다.
또 북한 정권이 핵 야욕을 드러내면서도 북한 주민을 외면하는 등 심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장관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그동안 반 총장이 보여준 헌신과 리더십, 지속가능개발 등 분야에서 남긴 성과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을 방문해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난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3일 “중국도 5차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신규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기존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혀 한국과 인식 차이를 보였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도 태도에 큰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김 본부장은 2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 연설을 통해 북핵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29일 모스크바에서 한-러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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