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법원이 고 백남기 씨(69)의 부검영장을 발부한 데 대해 “고(故) 이한열 열사는 뇌 속에 최루탄 파편이 있어 그 증거를 찾기 위해 부검을 한 것인데, 백남기 농민을 부검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반발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생생한 영상으로 그 분이 쓰러진 장면이 채증됐고 수개월간 병원서 관찰한 의사들의 소견 외에 무엇이 또 필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 빈소를 다녀왔는데, 영정사진을 보면서 무엇인가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지난 1987년 이한열 열사도 병원에서 27일간 백남기 농민처럼 누워있다가 돌아가셨고 당시 저는 장례식 집행위원장을 했었다”며 “그런데도 이번처럼 부검을 하겠다고 두 번씩이나 달려드는 것은 처음 본다”고 분노했다.
그는 “이 정부는 곳곳에서 갈등을 해결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보다는, 곳곳에서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감정싸움을 유발하는 정책만 편다”며 “도대체 왜 이러느냐. 왜 한 농민의 죽음을 끝까지 갈등과 파국으로 모는 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뭘 하고 있는지를 모르겠다. 너무 갈등이 많고, 도처에 싸우지 않는 곳이 없다”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후속대책을 논의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때 경찰에 물대포를 맞은 후 지난 25일 숨진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이 28일 발부되자, 유족과 야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백 씨의 유가족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경찰 손에 돌아가신 고인의 시신에 다시 경찰 손을 닿게 하고 싶지 않다”며 부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백 씨의 딸은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만든 사람들의 손을 다시 받게 하고 싶지 않다”며 “가족은 부검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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