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새누리가 문제 삼아야 할 사람, 정세균 아닌 朴대통령”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29일 15시 56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사진)는 29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향해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로 새누리당이 문제 삼아야 할 사람은 정세균 의장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은 번지수를 잘못 찾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장관 해임안 의결을 가능케 한 ‘여소야대’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자초했기에 대통령을 멀리하고 국민을 가까이 해야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김재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은 국회의장 때문이 아니라 야당들 때문이다. 국회의원 수가 더 많은 야당들이 새누리당의 반발을 무시하고 해임건의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문제를 삼으려면 국회의장이 아니라 소수여당의 요청을 거부하고 의석수로 밀어붙인 거대야당들을 탓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이 의석이 많은 것은 지난 4·13총선에서 이뤄진 국민들의 판단과 선택 때문이기에 야당들을 탓할게 아니라 더 많은 의석을 야당에게 몰아준 국민들을 탓해야 이치에 맞다”면서 “그렇다고 과연 야당에게 표를 몰아준 국민들을 원망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노 원내대표는 “(국민이) 예쁜 일 한 적이 별로 없는 야당들에게 더 많은 의석을 몰아준 것은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다. 대통령의 불통, 민생파탄, 제왕적 전횡 때문에 민심이 돌아서고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 진 것”이라며 “여소야대 국회를 만든 진앙은 국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기에 국민을 원망할 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탓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김재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다. 그런 자격 미달자를 임명한 것도 박근혜 대통령이고 그런 자격 미달자를 솎아낼 의석을 야당에게 준 것도 박근혜 대통령”이라면서 “그러니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로 새누리당이 문제 삼아야 할 사람은 정세균 의장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아닌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보호하고 대변해야 할 사람은 국민이지 대통령이 아니다.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야 한다”며 “새누리당에게 그나마 희망이 있으려면 대통령을 멀리하고 국민을 가까이 해야 한다. 그래야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충고했다.

▼다음은 노회찬 원내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
새누리당은 번지수를 잘못 찾고 있다.

당대표가 나흘째 단식 중이고 소속 국회의원들은 나흘째 국정감사를 거부하고 있다. 연일 자중지란에 자가당착이다. 늪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형국이다. 이 모든 파행의 출발점은 김재수 해임건의안의 본회의 의결이다. 새누리당은 김재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을 정세균 의장 탓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처음부터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
김재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은 국회의장 때문이 아니라 야당들 때문이다. 국회의원 수가 더 많은 야당들이 새누리당의 반발을 무시하고 해임건의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를 삼으려면 국회의장이 아니라 소수여당의 요청을 거부하고 의석수로 밀어붙인 거대야당들을 탓해야 한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야당이 의석이 많은 것은 지난 4·13총선에서 이뤄진 국민들의 판단과 선택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의석수 많은 야당들을 탓할게 아니라 더 많은 의석을 야당에게 몰아준 국민들을 탓해야 이치에 맞는게 아닐까?

그렇다고 과연 야당에게 표를 몰아준 국민들을 원망할 수 있을까? 사실 그동안 국민의 눈에는 야당들도 예쁜 일 한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야당들에게 더 많은 의석을 몰아준 것은 솔직히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 아닌가? 대통령의 불통, 민생파탄, 제왕적 전횡 때문에 민심이 돌아서고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 진 것 아닌가? 따라서 여소야대 국회를 만든 진앙지는 국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당사자 아닌가? 그렇다면 국민을 원망할 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탓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결국 김재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다. 그런 자격 미달자를 임명한 것도 박근혜 대통령이고 그런 자격 미달자를 솎아낼 의석을 야당에게 준 것도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러니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로 새누리당이 문제 삼아야 할 사람은 정세균 의장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아닌가?

어찌됐건 새누리당은 원내 제1당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을 선출한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새누리당이 보호하고 대변해야 할 사람은 국민이지 대통령이 아니다.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야 한다. 새누리당에게 그나마 희망이 있으려면 대통령을 멀리하고 국민을 가까이 해야 한다. 그래야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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