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총장 ‘진경준 비리’ 이어 ‘김형준 스폰서 스캔들’ 국민에 사과
“검찰의 명예 바닥에 떨어져”
‘정운호 뇌물’ 김수천 부장판사… 대법 ‘정직 1년’ 최고 징계조치
3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청렴서약식에 참석한 김수남 검찰총장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어 김 총장은 최근 발생한 법조 비리 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김수남 검찰총장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 스캔들’이 발생한 지 26일 만이다.
김 총장은 30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청렴서약식에서 “최근 일부 구성원의 연이은 비리로 정의로운 검찰을 바라는 국민들께 실망과 충격을 안겼고 검찰의 명예도 바닥에 떨어졌다”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의 사과는 올 들어 두 번째다. 앞서 김 총장은 7월 진경준 전 검사장(49) 구속과 관련해 사과한 바 있다. 김 총장은 “많은 국민은 검찰이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청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저 스스로도 우리 내부의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서는 검찰이 제대로 설 수 없다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과 관련해 “검찰은 사정의 중추기관이자 청탁금지법 집행을 담당한 기관으로 스스로 이 법을 철저히 지키고 법 집행에 있어 우리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한 시대 형주자사 양진(楊震)이 밤에 은밀히 받은 사례금을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안다’며 거절한 고사도 언급했다.
김 총장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검사 비리가 또다시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최근 롯데그룹 수사 등 대기업 비리 수사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날 김 총장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로부터 1억8000만 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된 김수천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17기)는 법관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처분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30일 법관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부장판사에게 정직 1년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관징계법에 따르면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 감봉, 견책의 3종류로 1년 정직이 가장 높다. 법관은 사법권 독립 취지에 따라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 선고가 아니면 파면되지 않는다. 정직기간에는 보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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