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장 중립法 관철” 野 “고발 철회 먼저”… 원내전쟁 2R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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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4일 정상화]국감 문열면 지뢰밭… 여야 3당 원내대표 인터뷰

《 정세균 국회의장은 3일 5개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국회의장회의 참석차 호주로 출국하기에 앞서 단식 중단 후 입원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문병하고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여야 3당은 상임위원회별 국정감사 일정 연장 등 의사일정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20대 첫 정기국회는 외견상 본궤도로 돌아오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어정쩡한 봉합 속에 ‘원내 전쟁’이 다시 불붙을 태세다. 3당 원내대표들로부터 국회 파행의 원인과 쟁점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 새누리 정진석 “정세균 의장 형사고발 당장은 철회 안해… 차차 얘기”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반드시 관철시키겠다. 그게 우리가 투쟁한 본질적 이유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제1과제로 추진할 현안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 안팎에서 제기된 ‘빈손 회군(回軍)’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정치적 셈법으로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면서 “의회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원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조건 없이 국정감사에 복귀했고 ‘정세균 방지법’ 이름 철회와 정 의장 비판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기로 한 상황에서 야당이 국회법 개정안 논의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정 의장을 상대로 한 형사 고발을 취하해 달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당장 계획은 없다. 차차 얘기해볼 것”이라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고발 취하를 대야 협상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향후 국감에서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 대한 야당의 맹공을 막아내야 하는 것도 새누리당의 숙제다. 정 원내대표는 그동안 우 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수용할 듯한 뉘앙스를 내비쳤지만 이날은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답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 더민주 우상호 “기업돈 받은 다른 재단 의혹도 국감서 파헤칠것”


 “국회법 개정 논의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국회의장 중립성 강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에 반대할 뜻을 분명히 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정세균 방지법’이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치라는 게 한번 이름이 정해지면 바꾸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며 “특정인(정세균 국회의장)을 욕보이려고 하는 법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정 의장에 대한 형사고발도 즉각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 여야 대치 국면이 끝나고 국회가 정상화되면 공방 과정에서 나오는 강경한 조치들은 터는(털어내는) 게 도리다”라며 “국회의장을 형사고발한 전례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여야가 가까스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정 의장과 연관된 문제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더민주당은 국정감사장에서 박근혜 정부의 각종 의혹을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다. 우 원내대표는 “미르·K스포츠 재단뿐만 아니라 대기업으로부터 의심스러운 모금을 받은 다른 재단의 의혹까지 국감에서 철저히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국감 증인 출석에 대해서는 “이미 기관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당연히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박지원 “법인세 인상-부자증세, 내년 예산안에 묶어 처리”


 “한번 검토해 볼 만한데….”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에 대한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원내 1, 2당 원내대표의 팽팽한 대치 속에 ‘중재역’을 염두에 둔 박 원내대표 특유의 제스처인 셈이다. 다만 그는 “선이후난(先易後難·쉬운 것부터 풀어가다),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를 인정하며 공통된 것을 추구하다) 아닌가”라며 “논의해 보자고 했지만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국회법 개정을 강하게 밀어붙일 생각은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 등으로) 정국 주도권을 정부와 청와대에 넘겨준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한 더민주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두고도 “대통령이 고집을 피워도 여소야대의 국회의장이 좀 어른스럽게 했으면 훨씬 더 큰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국정감사 출석 논란에 대해 “정진석 원내대표가 제일 먼저 얘기했고, 약속했다”며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법인세 인상 개정안의 예산부수법안 지정 논란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일관되게 부자 증세를 주장했다”며 반드시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감#정세균#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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