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진핑 업은 ‘中 해적질’에 우리 공권력 침몰 당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00시 00분


 7일 오후 인천 옹진군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40여 척이 단속에 나선 해경 고속단정을 고의로 충돌해 침몰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특수기동대원 8명이 중국 어선 위에 올라서자 100t급 중국 어선이 4.5t짜리 고속단정을 들이받은 것이다. 혼자 배를 지키던 정장은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다행히 구조됐지만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살인 미수’ 사건이다. 해경의 자위적 사격으로 중국 어선들이 결국 도주했다고는 하나 폭도화한 중국 어선의 횡포에 서해는 무법천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부는 9일 주한 중국대사관 총영사를 불러 항의했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앞으로 무기 대응 등 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정도 ‘엄포’로 중국 어선의 만행이 사라질지 우려스럽다. 중국이 우리 EEZ를 침범해 불법 어로를 하는 것도 모자라 우리 해경에게 손도끼 칼 죽창 등으로 격렬히 저항하다니 해적과 무엇이 다른가. 2011년엔 이청호 해경 경사가 단속에 불응한 중국 선원의 흉기에 찔려 숨지기까지 했다. 정부가 중국에 불법 조업을 단속해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중국이 한국 정부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면 달아난 어선을 찾아내 엄벌해야 할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침몰 후 박근혜 대통령이 해경의 책임을 물어 해체하고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편입하면서 중국의 불법 조업에 대한 대응이 약화됐다는 비판이 들끓는다. 이번에도 4.5t급 고속단정 2척이 조직적으로 맞서는 중국 어선들을 단속하려 한 것부터가 무리였던 측면이 있다.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중국 배를 나포하기보다는 쫓아내기에 급급하니 중국이 우리 바다를 제 집인 양 휘젓고 다니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자 중국 어민들마저 한국의 해양주권을 얕잡아보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우리 어민들은 북한과의 충돌 우려 때문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의 조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중국 어선들의 불법 싹쓸이 조업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만 있는 형편이다. 우리 바다에서 정당한 주권 행사를 못하고 중국 어선에 우롱당하는 해경을 보면서 국민은 분노가 치민다.
#시진핑#중국대사관#배타적경제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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