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이 ‘송민순 회고록’ 내용을 사실상 부인하자 송 전 외교통상부 장관(사진)은 16일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모든 것은 책에 있는 그대로다. 기록을 바탕으로 썼다”고 잘라 말했다.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을 다룬 청와대 회의 내용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착잡해했다는 회고록의 언급들이 모두 기록에 근거한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만남은 문 전 대표 측의 브리핑 내용을 송 전 장관에게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로 전달하고, 그 진위를 물은 직후 이뤄졌다. 송 전 장관은 “이런 정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과거를 보고 미래로 갈 길을 같이 한번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책을 썼는데 정쟁의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송 전 장관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싱크탱크에 참여하고 있다는 더민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 총장의 싱크탱크 존재 여부도 모른다”고 했다.
송 전 장관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는 회고록에 이 대목을 넣은 동기도 밝혔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할 때 우리는 뒤로 숨었다. 그래선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말로만 하면 교훈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과거에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적시한 것”이라고 했다. 10년 전의 기억에 의존한 부정확한 기록이라는 야당의 비판과 관련해선 “엄격하게 따져서 사실관계를 기술했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 말미 ‘감사의 말’에서 “2012년 국회를 떠나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메모 수첩과 낱장의 쪽지들을 뒤지면서 과거의 기록과 생각을 복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