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결의안 기권 과정 해명 논란, 백종천도 “9년전 얘기… 기억 안나”
與 “문재인, 국민 우롱” 靑 “회고록 충격”
‘송민순 회고록’ 파문의 핵심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표결을 결정할 당시 상황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가 기권 표결에 앞서 북측의 의견을 물었고,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던 문 전 대표도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 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기술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이 파문을 일으킨 지 나흘째인 이날 언론에 처음으로 이런 태도를 직접 밝힌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천의 한 기업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시 결의안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혔던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기권을 주장했을 것 같은데, (주변에서) 다 그렇게 (찬성) 했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남북 정상회담도 했기 때문에 인권결의안도 함께 하는 게 균형에 맞다고 생각했든지, 제가 인권변호사 출신이어서 인권을 중시해서 그렇게 했든지, 외교부로부터 설명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외교부 논리에 좀 넘어갔든지”라면서도 “솔직히 그 사실조차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회고록의) 사실관계는 당시를 잘 기억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라”고도 했다.
백종천 당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도 이날 동아일보 기자에게 “9년이 더 지난 얘기”라며 “기권으로 정한 것은 기억나지만 세세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회고록에 담긴 내용이 국가기밀누설죄에 해당한다는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의 주장에 대해 “그 정도는 다 감안하고 책을 썼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의 반응에 대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이날 김 전 원장의 국회 정보위 증인 채택을 논의했지만 더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청와대도 이날 첫 공식 반응을 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충격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NK워치,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 등 3개 북한 인권단체는 이날 문 전 대표와 김 전 원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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