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2020년 이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은 북한 측 인사가 할 수 있는 ‘공갈’의 한 가지를 이렇게 꼽았다. 2020년이면 북한이 (괌과 오키나와 등) 태평양의 미군 기지나 본토 서부해안을 핵미사일로 공격할 능력을 갖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6·25전쟁 이후 숙원인 한미동맹의 종식을 노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를 포함해 많은 미국 전문가들이 사실상 핵 보유 국가가 된 북한이 추구할 목표로 ‘한미동맹의 교란과 와해’를 들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핵을 가진 김정은은 자신의 권위를 한반도 전체로 확대하고 싶어 하며 이를 위해 한미동맹을 끝장내고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고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도 “북한은 한국이 배제된 상태에서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또 핵을 가진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과감한 무력시위나 공세를 할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을 계속하면서 정치와 군사를 혼합시킨 복잡한 도발을 시도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도 “북한은 핵 위협이 우리(미국과 한국 등)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데 좌절한 나머지 군사적 위험을 감수할 수도 있다”며 “전술핵무기의 배치는 특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주펑(朱鋒) 중국 난징(南京)대 교수는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서는 반드시 최악의 준비와 계산을 해야 한다”며 “이것이 최근 수년간 중국, 미국, 한국 3국이 북한에 대한 정보 협력 및 교환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닉시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란에 핵미사일 기술을 제공해 외화 획득에 나설 가능성을 심각하게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북한을 통해 대리 핵개발을 하고 있으며 중국 은행을 통해 북한에 대가를 지급하고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