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하고도 공동성명에는 빠져
美, 운용비용-中반발 고려한듯, 한국 “전략적 고려…‘추가조치’ 포함”
일각 “北 핵도발 억제에 역부족”
한국과 미국이 제48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검토하기로 합의하고도 이를 공동성명에 명문화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의 북핵 위협 인식의 간극을 좁히지 못해 고강도 대북 군사적 압박조치를 도출하는 데 사실상 실패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 전략무기의 상시 순환배치의 후속협의 절차가 원만히 진행될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SCM 직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대한(對韓) 확장억제의 실효적 강화조치 검토 합의를 포함한 18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포함해 (확장억제의 실효적 강화를 위한) 추가적 조치들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라는 문구는 공동성명에는 명기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미국이 비용과 전략무기의 운용 절차 등 현실적 이유를 들어 명문화에 난색을 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국방부는 이에 ‘전략적 고려’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장관은 SCM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군사옵션을 구체적으로 (공동성명에) 명기하는 게 (대북) 억제와 같은 전략적 목적 달성에 적절한지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 전략무기의 상시 순환배치를 명문화해 단순화시키기보다는 다양한 조치들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북한에 더 큰 공포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 전략적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도 “한국의 명기 요구를 미국이 거부한 게 아니다”라며 “‘추가적 조치 방안들’이란 표현에 다 포함된 것이고, 외교·국방 차원에서 (전략무기의 상시 순환배치에 대한) 후속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폭주’를 저지하고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데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많다. 일각에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해 미국이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 순환배치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미국은 기존의 확장억제 전개 방식 틀 내에서 한국의 안보 수요를 충족시키고, 대북 압박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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