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의혹 확산]최순실씨 ‘아지트’ 의심 카페 前이사
朴대통령 참석 행사서 직접 시연… 파리 케이콘 행사에서 MOU 체결
해당 기업인 “최순실씨-이사등재 몰라”
최순실씨 전남편 정윤회씨 아버지 “며느리가 아들-朴대통령 사이 갈라”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실소유했다는 서울 강남의 고급카페를 운영한 법인 임원이 3월 정부의 창업 진흥 행사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가상현실(VR) 제품을 시연했던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최 씨가 실소유하며 정재계 유력인사와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다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 ‘테스타로싸’는 ㈜존앤룩C&C라는 법인이 운영했다. 이 법인에 등재됐던 이사 중 한 명인 마모 씨(40)는 VR 문화콘텐츠 전문기업인 G사를 운영하며 각종 정부 행사에 참여했다. 마 씨는 3월 경기 성남시 판교창조경제밸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서 혁신기업가로 소개되며 박 대통령 앞에서 제품을 시연했다. 마 씨와 함께 존앤룩C&C 법인에 등재된 또 다른 이사는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었던 김성현 씨(43)다.
이사 등재 경위를 묻는 본보 질문에 마 씨는 이날 “이사로 등재된 줄 몰랐다. (최순실 씨도) 모른다”고 말했다.
마 씨가 운영하는 G사는 또 6월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프랑스 파리에서 주최한 ‘케이콘(K-CON) 2016 프랑스’에서 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프랑스 기업과 문화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마 씨와 관련한 이런 사실들은 최 씨와 함께 카페 운영에 관여한 인물이 현 정부에서 승승장구한 이유가 최 씨의 힘 때문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는 정황이다. 최 씨는 철저히 뒤로 숨고 대리인을 앞세우는 ‘수렴청정’ 방식으로 여러 사업체를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씨가 평생을 써 오던 이름을 2014년 2월 갑자기 개명한 것도 ‘그림자 경영’을 통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최 씨가 몸을 숨기는 동안 ‘대리인’들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빼내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과 독일의 더블루케이는 최 씨 측근이자 박 대통령의 가방을 만든 빌로밀로 대표 고영태 씨(40)가, 미르재단 쪽은 김성현 씨가 맡았다. 한국뿐 아니라 호텔 매입 계약 등 독일 현지에선 박승관 변호사(45)가 움직일 뿐 최 씨는 뒤로 빠져 있었다. 테스타로싸 카페 운영도 최 씨는 철저히 뒤에 숨었지만 문을 닫은 후 카페에서 쓰려고 구입한 컵과 접시 등은 박스째 최 씨의 자택 건물 지하 2층 주차장에 보관돼 있었다.
이런 철저한 그림자 경영 탓에 대리인들과 만나는 사람들은 ‘최서원 회장’의 이름을 듣고서도 그가 최순실이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더블루케이 초대 대표인 조모 씨(57)는 “스포츠 마케팅 업체를 차린다며 소개받은 최서원이란 사람을 만났지만 그가 최순실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의혹의 핵심인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들도 막연히 ‘제3의 인물’이 있다고 추측할 뿐 최서원이라는 인물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인 정윤회 씨의 아버지 정관모 씨는 채널A 기자를 만나 “며느리였던 최순실 씨가 아들(정윤회 씨)과 박근혜 대통령을 멀어지게 했다. 결국 그 일로 아들 부부가 이혼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씨는 “애비(정윤회 씨)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아들이) 대통령에게 섭섭해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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